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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이상 도겸, 기대이하 엑스칼리버

by K-teacher Amanda 2021. 10. 12.

정말 쉽지 않은 예매였다. 

우리 딸이 그토록 보고 싶어했는데 예매에 실패했고, 

나중에 혼자 예매에 성공하고, 혼자 다녀왔다. (미안하다~ 우리 딸~)

사실 세븐틴의 도겸때문에 예매한 뮤지컬이라 아무 정보 없었고,

이왕 보는 것이니 내용도 훌륭하기를 바랬다.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간 공연장, 반갑다!

미국도 9월부터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 지... 

 

오늘의 캐스트와 공연관련 전시물,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프로그램.

프로그램을 사면서 신기했던 것은 뮤지컬 대본집을 사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는 점이다. 

대본집이라..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이 크고 매니아층이 꽤 두텁다고 하더니

꽤나 흥미로운 모먼트였다. 

프로그램에는 EMK의 오리지널 창작 뮤지컬이라고 했는데

찾아보니 2014년에 이미 만들어진 뮤지컬  Artus - Excalibur 가 존재하고 있긴했다. 

영국 전설 원작에 한국적 정서를 반영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야기 전개가 될 것인가?

바위에서 검을 뽑아 갑작스레 왕이 된 소년,

그 후 왕관의 무게로 변화하는 아더의 스토리를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나만의 관람 포인트는 이랬다. 

하나, 스토리와 노래와 무대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만족스러운 뮤지컬 작품인가?

둘, 아이돌 스타인 세븐틴의 도겸이 뮤지컬 배우로써 얼마나 기량을 발휘할 것인가? 

 

극장 안으로 들어오니 프롤로그 형식의 소개 영상이 보였다. 

아무 정보 없이 온 나같은 관객에게는 꽤 괜찮은 아이디어다.

그리고 뮤지컬 관람........

 

먼저 두 번째 관람 포인트부터 이야기 해볼까 한다. 

 

도겸은 세븐틴의 메인 보컬로 뮤지컬 배우를 하기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노래도 분위기에 맞게 경쾌한 노래, 웅장한 노래 할 것 없이 다 잘했다.

너무너무 멋있었고, 1막에서는 뮤지컬 배우라 소개해도 될 정도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용이 내용인지라.. 2막에서는 조금 아쉬웠다. 

특히 "분노"를 표현하는데 안타까움이 있었다.

평소 밝은 성격의 도겸이라 더 분노 연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보다 더 이전에 대본의 허점으로 인해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다는 편이 더 맞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첫번째 관람 포인트를 살펴보자. 

정말 뮤지컬 배우로 유명한 연기자들이 출연해서 그런지

그들의 연기와 노래는 최고라 해도 될 듯했다. 

1막의 단체송 극 구성과 노래도 볼 만했고, 

배우 신영숙 님의 노래는 정말 잔상이 오래 남기도 했다. 

다시 말해 연기자들의 탤런트로 극을 끝까지 끌었다고 보면 된다.   

끝까지 보고 난 후?

아.... 아쉬움이 너무 많이 묻어나는 한숨이 난다.

이렇게 용두사미의 작품이 된 데의 모든 문제는 대본에 있다고 본다.

초연과 달리 재연은 대본 수정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초연을 안 본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아더가 칼을 뽑아서 왕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부분부터 

자신이 왕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왕이 되고 나서 다른 캐릭터와의 갈등 관계, 

가족과 같이 지낸 가까운 사람들과의 갈등, 부인과의 갈등 등등이

모두 설명이나 표현이 부족한 가운데 전개가 되어지며,  

그렇게 결말로 내달린다. 

설마 마지막 전투씬까지 나를 실망시키지는 않겠지.. 하는 조바심까지 있었다. 

다행히 마지막 전투씬은 그나마 2막 중 가장 괜찮은 장면 가운데 하나이지 싶다.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이 세계에서 4번째로 크다는 기사를 어디서 본 듯 한데...

좀 많이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런 대형 뮤지컬은 티켓 가격도 비싸고, 티켓팅도 어렵다. 

그래도 오페라의 유령은 다시 봐도 또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엑스칼리버는...  다시 보러 가지는 않을 듯 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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