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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아쉬움 없는 대선토론, 부끄럽지 않은 대선 후보.

by K-teacher Amanda 2022. 2. 22.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AFP 연합뉴스

 

어제 대선 토론을 보며 

2020년 미국 대선 토론을 봤던 기억이 났다. 

그 날, 서로 언쟁을 하는 바람에 서로의 오디오가 맞물리며

두 후보 다 제대로 된 발언을 하지 못하고 엉망이 된 시간이 있었다.  

토론 시간 제한이나 발언 제한이 좀 엄격해야 겠다는 생각을 햇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영어쌤이 내게 물어보셨다. 

방송국에서 마이크를 강제로 끌 수는 없는 거냐고.. 

내가 예전에 방송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는 걸 아셨기에 이런 질문을 했던 것.

물론 당연히 방송국에서 일부러 마이크를 끌 수 있다.

그래서 왜 그런 식으로 토론 진행을 했는 지 그 당시에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내 대답을 듣고 그런데 왜 방송국은 그렇게 토론을 진행 했느냐며

그 방식에 아쉬움을 토로했고, 

정말 토론 수준이 창피하다며 부끄러움을 이야기했다.

그 다음 TV 토론부터는 시청자들의 불만을 반영한 듯

방송사에서 후보의 마이크를 꺼버려

더 이상 언성 높혀 서로 싸우는 듯한 장면은 보지 않아도 되었다.

부끄러움은 여전히 미국시민들의 몫이었겠지만

나는 뒷짐지고 보는 구경꾼의 자세로

어떻게 저런 후보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왔을까

혀를 쯧쯧 찼을 뿐.

 

그런데 이게 올해 전세가 역전되어

우리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대선 토론을 보니... 

만약 외국인이 한국어로 이들의 토론을 보고 이해할 수 있다면

그들은 어떻게 느낄 것인지,

남의 몫이던 부끄러움이 나의 몫이 된 듯 하다. 

 

주요 4개 정당 대선 후보들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 공동취재단

 

그나마 나아진 점은 지난 2차 대선 토론보다는

진행자의 진행이 더 엄격하게 잘 제어된 점이랄까?

지난 번에는 후보자들의 발언 제한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토론 진행자의 고충은 알겠지만

공정하게 발언권과 시간이 배분되어야 하는 게 중요하므로

진행자가 좀 더 권위를 가지고 

후보자들을 제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토론 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아직 누구를 확실히 지지하지 않고 있다. 

토론을 보는 것도 내가 후보들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하는 의도 때문이다. 

토론을 잘한다고 리더로서 일을 잘하는 게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방송에 나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후보자에 대해 많은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하나는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부끄럽게 생각되는 사람이 한 나라의 리더가 되는 것은

여러모로 국민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니 절대 안되겠다는 것. 

 

예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미국 지인들이 얼마나 부끄러워했는 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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