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다보니...

공부가 머니 - 이형택 가족 편 기사를 보고...

by K-teacher Amanda 2020. 10. 21.

www.tvreport.co.kr/2051484

 

'공부가 머니?' 이형택 부부, "한국 온 거 후회한다" 아이들 눈물+부정적 심리상태에 충격 [종합]

[TV리포트=김은정 기자] 이형택 부부가 아이들 심리상태에 깜짝 놀랐다. 20일 오후 방송된 MBC '공부가 머니?에는 前 테니스 선수 이형택 가족이 출연했다.  이날 이형택-이수안 부부는 사랑스러운

www.tvreport.co.kr

 

"미국 돌아갈래" 이형택 부부 울린 귀국 삼남매 혼란(공부가머니)[어제TV]

[뉴스엔 지연주 기자] 이형택-이수안 부부가 충격적인 자녀들의 심리 상태에 눈물을 쏟았다. 10월 20일 방송된 MBC ‘공부가 머니?’에서는 이형택-이수안 부부의 자녀 교육 고민이 공개됐다. 이형

entertain.v.daum.net

 

이 기사들을 보고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으니.. 

나도 같은 시기를 지나왔고, 지금도 진행형이긴 하다..

 

6년 전, 미국에 올 때

아이들 걱정은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미국이 더 쉬울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고, 

그냥 무대뽀로 적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참 무모한 짓이었단 걸 미국에 온 지 4-5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중학교 시절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청소년기의 절정이고, 

이 시기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중요한 지 

친구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지 못했었다. 

 

나의 아이들은 참으로 평범한 보통 아이들이다. 

특별히 뛰어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못하지도 않은..

어느 정도 욕심도 있어 많이 뒤처지는 것은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꼭 1등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닌..

최소한 어느 정도 수준에는 도달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지극히 보통의 한국적인 학생이라고 보여진다. 

 

중학생으로 미국에 온 아이들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바로 대자로 침대에 뻗기 일쑤였다. 
미국 친구는 사귀기 힘들었고,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삶은 힘들었다.

언어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문화가 달라서,

아이들은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을 보냈다.

어쩔 땐 새로운 것에 신기해 하고, 재밌어 했지만 

언어의 부재로부터 오는 결과물은 생각보다 컸다. 

 

다른 미국 아이들이 놀 때

우리 아이들은 생활을 위한, 지식 습득을 위한 영어를 공부해야했다.

유투브로 친구들이 사용하는 슬랭과 문화를 알아보고,

말은 못하지만 적어도 그들 사이에 끼여있으려고는 했다. 

아이들이 내성적이거나 조용한 아이들이 아니지만 저절로 샤이한 아이들이 되었다. 

 

생각해보라.

중학생들이 친구 사이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말도 잘 못하는 아이를 누가 친구로 대해주겠는가.

실제로 이 문제로 왕따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한국 여자 아이들이 대 여섯명 친구로 지내는 그룹에 

미국에서 태어난 한 Korean-American 아이가  같이 놀고 싶어했다. 

한국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한국어로 이야기했고, 

이 한국계 미국아이는 못 알아듣는 때가 많았다.

처음에는 하나하나 설명해주기도 했지만

계속 그런 일이 계속되니 설명이 귀찮기도 하고,

타이밍을 놓치면 해주기 힘들기도 해서

의도적이든 그렇지않든 그냥 그 아이를 무시 아닌 무시를 했나보다. 

그래서 이 한국계 미국아이가 한국 애들이 자기를 불리한다고 생각했고, 

결국 왕따 당했다고 고발을 해서 중학교가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우리 아이는 성격상 방관자의 입장으로 그 그룹에 끼었다가 말았다가 했는데,

목격자로 불려가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우리 아이들 왈,

3년 정도 지나고 나서야 미국 친구들을 사귀고, 만나기도 하고 했다 한다.

--> 이 말도 4년 정도 지나고 나서야 나한테 말했다.

중학교 때는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 못했단다. 영어를 잘 못해서 이해가 쉽지 않았다고...

--> 이 말은 자기가 고등학교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니 5년 정도 지나서 이렇게 변명했다. 

여튼 이 모든 것이 고등학교 공부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은 맞는 것 같다.

 

아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에서 돌아오면 한국어 방송, 한국어 책을 보며

한국에서 보다 더 한국어를 탐닉했다.

한국 친구들과 대화하고, 게임하고, 그들 세대의 언어를 배웠다.

결과적으로,

이 시기가 영어로 무언가를 배웠지만 완전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반면에

한국어와 한국 문화는 더 파고 들어

한국에 대한 이해가 더 명확하게 되었다. 

 

이제는 영어로 공부하는 데 아주 큰 어려움은 없지만 

여전히 Writing은 싫어하고, 아직도 어려운 단어들을 쓰는 데 익숙하진 않은 듯 하다. 

아이들은 여기서 좀 더 여유롭게 지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말 마음이 불편한 청소년기를 보냈고, 

이에 대한 보상적 반항기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에 걸쳐서

혹은 대학교를 갈 시기에 겹쳐서 나타났다. 

미국에 와서 공부한 것이 다른 친구들은 누리지 못한 기회를 가진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한 시도 편한 시기가 없었다는 점에서 

보다 힘든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볼 수 있겠다.

아이들이 순전한 자신의 선택으로 외국에서의 학업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부모의 선택으로 따라온 것이기에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도 그렇게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 

왜 내 생각은 물어보지도 않고 나를 여기에 데려와서..

하는 마음에 저항심이 들 수도 있고

우리 애들도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을 알고 그제서야

우리 부부의 선택이 우리 아이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친 것인가에 대해 

눈물 어린 고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어떤 미래가 이들에게 펼쳐질 것인가. 

 

사실, 나는 후회를 많이 했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누릴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을

몇 년동안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정말 크다.

 

그렇다면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 미국으로의 유학,

미국에서 한국으로의 유학,

어떤 게 더 힘들 것인가?

 

이형택씨의 아이들도 얼마나 많은 문화 충격과 언어 장애를 겪을 것인지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앞선다. 

특히 한국 아이들의 또래 문화가 얼마나 강한 지 아이들의 친구들로부터 들어 알고 있다. 

공부가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기에 누려야 할 친구들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더 생각해야 한다. 

나는 나도 영어를 배우고 적응하느라 바빠서 아이들을 돌아볼 여력이 없었다.

좀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많이 대화하면서 부모와 마음을 툭 터 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음을 먼저 어루만져주고, 따뜻한 또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도록 도와주면,

공부는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 

그저 이형택 선수가 테니스대회에서, <뭉찬>축구 프로그램에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고 도전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듯

아이들에게도 지속적인 응원을 해주어

무거운 삶의 무게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